재미로 보는 2022년 형사재판 통계(2023 사법연감)

대법원은 매년 법원의 조직 현황이나 1년 동안의 재판 통계 등을 정리한 사법연감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2023년 9월 발간된 2023 사법연감에는 2022년의 각종 재판 통계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2022년 재판통계 중 형사재판 부분을 보겠습니다.

사법연감의 원문은 대한민국 법원 사이트나 법원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각종 통계나 그래프는 사법연감에 있는 것을 그대로 인용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목차

형사재판 일반 통계

형사사건 수는 늘고 있을까? 줄고 있을까?

최근 10년 동안의 형사사건 접수 추이는 아래의 그래프와 같습니다.

최근 10년간 형사사건의 추이를 정리한 그래프

‘약식’은 정식의 재판절차 없이 서면 심사를 통해 간단히 벌금을 부과하는 약식기소 절차를 말합니다. ‘공판’은 정식 절차에 따라 기소된 경우를 말합니다. ‘즉결’은 경찰서장이 벌금 20만 원 이하가 부과될만한 사건을 법원에 청구해서 간단히 처리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신청은 전체 형사재판에 부수되는 각종 부수신청을 말합니다.

위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2022년 약식 사건의 수가 늘기는 하였으나, 약식 사건, 공판 사건의 수는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반면 영장이나 즉결심판 청구는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외국인 사건은 늘고 있을까? 줄고 있을까?

최근 10년간 외국인 사건의 접수 추이는 아래 그래프와 같습니다.

최근-10년-외국인-사건-접수-추이-그래프

10년간 형사사건의 수가 줄고 있지만, 외국인이 피고인인 사건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남자가 많을까? 여자가 많을까?

2022년 정식의 공판절차로 처리된 사건을 기준으로 남자인 피고인은 266,340명이고, 여자는 43,914명입니다. 남자가 전체의 85.8%이고 여자는 14.2%입니다. 남자의 수가 5배 넘게 많습니다.

참고로 2021년에는 남자 피고인이 86.6%, 여자 피고인이 13.4%였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변호사가 선임되는 비율은?

2022년 판결을 받은 312,972명의 피고인 중 국선변호인(국가가 선정한 변호인)의 도움을 받은 피고인은 121,043명, 사선변호인(피고인 측이 개별적으로 선임한 변호인)의 도움을 받은 피고인은 89,974명입니다. 국선변호인이 선정된 비율은 38%, 사선변호인이 선정된 비율은 28%, 변호인 없이 재판받은 비율은 34%입니다.

1심 형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의 기간은 검사가 공소제기(법원에 공소장을 제출)를 한 때부터 1심 판결이 선고된 때까지의 일수를 의미합니다. 2022년 1심판결이 선고된 사건을 기준으로 합의부 사건(판사 3명이 판결하는 중범죄 사건)의 경우 구속사건은 평균 141일, 불구속사건은 223일이 걸렸습니다. 단독재판부 사건(판사 1명이 판결하는 비교적 가벼운 사건)은 구속사건의 경우 116일, 불구속 사건의 경우 182일이 걸렸습니다.
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평균적으로 4개월~7개월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합의부 사건의 경우 평균적으로 3.7회 재판이 열렸고, 단독재판부 사건의 경우 평균 2.65회 재판이 열렸습니다. 평균적으로 1심 판결 선고까지는 2~3회 정도 재판이 열렸습니다.

참고로 최근 5년간의 추이를 보면 판결선고까지 기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형사재판-1심-처리기간

형사 판결 관련 통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기소되었을 때 집행유예 판결을 받는 비율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는 대부분 12대 중과실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입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8,710명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그중 4,318명이 징역형[또는 금고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고, 2,671명이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정식재판을 받은 피고인이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비율은 49.6%, 벌금형을 받은 비율은 30.7%입니다.

다만 이 통계를 볼때는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는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이 부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통계는 정식재판을 받은 경우만을 계산한 것이므로 이를 고려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속된 피고인이 1심에서 실형, 집행유예, 무죄 판결을 받는 비율은?

여기서 실형은 집행유예 없이 선고된 징역형이나 금고형을 말합니다. 무죄는 기소된 범죄 전부에 대해서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만을 말합니다(금고형은 징역형과 유사하므로 앞으로는 금고형과 징역형을 합하여 징역형으로만 표시하겠습니다. 금고형에 대하여 궁금하신 분은 이전의 ‘금고형과 징역형의 차이‘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구속된 상태에서 기소되었고, 2022년 1심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총 18,371명입니다. 그중 1명은 사형을, 14,040명은 징역형 실형을, 3,306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174명은 벌금형을, 110명은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정리하면 구속된 상태에서 기소된 피고인의 실형률은 76%, 징역형(금고형 포함)의 집행유예 비율은 17%, 무죄율은 0.5%입니다.

불구속 피고인이 1심에서 실형, 집행유예, 무죄 판결을 받은 비율은?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되었고, 2022년 1심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총 205,133명입니다. 그중 51,298명이 실형을, 71,471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55,125명이 벌금형을, 6,906명이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정리하면 불구속 상태에서 피고된 피고인의 실형율은 25%, 징역형의 집행유예 비율은 34%, 무죄율은 3.3%입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다가 1심에서 법정구속된 비율은?

불구속 상태로 기소되었고, 2022년 1심 판결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205,133명입니다. 그중에 11,819명이 재판 진행 중 또는 판결 선고기일에 법정구속 되었습니다. 불구속 피고인이 1심 재판 과정이나 선고기일에 법정구속된 비율은 5.7%입니다.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파기되는 비율은?

2022년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피고인은 총 70,036명입니다. 그중 35,851명은 항소가 기각되었습니다. 절반이 약간 넘는 51%가 항소가 기각되어 1심판결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반대로 46.5%의 비율로 항소의 전부 또는 일부가 받아들여지는 등 1심 판결이 파기되었습니다.

구속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석방된 비율은?

구속된 상태에서 2심 재판이 시작되었고, 2022년 2심 판결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총 25,416명입니다. 그중에서 3,162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구속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석방된 비율은 12%입니다.

대법원에 한 상고가 인용된 비율은?

2022년 대법원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총 19,432명입니다. 그중 상고가 인용되어 2심 판결이 파기된 피고인은 548명입니다.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파기한 비율은 2.8%입니다.

형사 신청 및 영장 관련 통계

구속영장, 체포영장, 압수수색 영장의 발부율은?

2022년 구속영장은 22,590건 청구되어 18,384건이 발부되었습니다. 체포영장은 27,414건이 청구되어 26,892건이 발부되었습니다. 압수수색검증영장은 396,832건이 발부되어 361,630건이 발부되었습니다. 구속영장의 발부율은 81.4%, 체포영장의 발부율은 98.1%, 압수수색검증영장의 발부율은 91.1%입니다.

체포, 구속 적부심으로 석방될 확률은?

2022년 2,082명이 청구한 체포구속적부심 사건이 처리되었습니다. 그중에서 석방된 피의자는 136명입니다. 체포구속적부심의 석방율은 6.5%입니다. 체포구속적부심을 변호인이 청구했을 때의 석방율은 12.4%, 비변호인이 청구했을 때의 석방율은 3%입니다.

참고로 최근 5년 동안 체포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된 비율은 아래와 같습니다.

재판진행 중 보석 청구가 인용된 비율과 소요 기간은?

2022년 전국 지방법원에서 처리된 보석사건의 총 수는 5,045건이고, 구속된 상태에서 기소된 피고인의 수는 38,524명입니다. 구속된 피고인 중 13%가 보석을 청구한 것입니다. 보석청구된 사건 중 보석이 허가된 사건은 1,358건입니다. 보석허가율은 26.9%입니다. 1심에서 청구된 보석의 경우에는 평균 21.5일, 2심에서 청구된 보석은 32.9일이 지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참고로 최근 10년 동안의 보석허가율 추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허가율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약식명령 관련 통계

약식명령이 청구된 사건을 법원이 직권으로 정식재판으로 회부하는 비율은?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경우 법원은 약식명령으로 벌금을 부과하거나 사건을 정식재판으로 회부할수 있습니다. 2022년 413,353건의 약식명령 청구 사건이 처리되었는데, 그중 7,330건이 법원의 직권 결정에 따라 정식재판으로 회부되었습니다. 약식명령 청구 사건이 직권으로 정식재판으로 회부되는 비율은 1.7%입니다.

약식명령에 대해서 정식재판이 청구되는 비율은?

법원이 발령한 약식명령을 송달받고 7일간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약식명령의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됩니다. 약식명령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없거나 벌금 감액을 희망하는 경우 피고인은 정식재판을 청구할수 있습니다. 2022년 413,353건의 약식명령 사건이 처리되었고 그중 33,363건에 대해서 정식재판이 청구되었습니다. 약식명령에 대해서 정식재판이 청구되는 비율은 8%입니다.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절차에서 벌금형의 집행유예, 선고유예, 무죄 판결을 받은 비율은?

약식명령에 대해서 정식재판이 청구되면 약식명령은 효력이 없어집니다. 이후 정식의 재판절차가 진행되는데 정식재판이 청구되어 2022년 판결이 선고된 사건은 34,209건입니다. 그중에서 벌금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은 1,430건, 벌금형의 선고유예가 선고된 사건은 924건, 무죄 판결이 선고된 사건은 1,924건입니다.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을 청구했을 때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비율은 4.2%, 선고유예를 받은 비율은 2.7%, 무죄를 받은 비율은 5.7%입니다.

기타 통계

인구 수 대비 폭력범죄로 기소된 사람이 가장 많은 법원은?

여기서 폭력범죄는 형법의 ‘상해와 폭행의 죄’, ‘강도의 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죄를 말합니다.

인구 수 대비 폭력범죄로 기소된 사람이 가장 많은 법원은 제주지방법원입니다. 제주지방법원은 인구 1,000명 당 0.71명이 기소되어 인구 수 대비 가장 많은 사람이 폭력범죄로 기소된 법원이 되었습니다. 2등과의 차이는 제법 나는 편입니다. 2등은 0.59명의 서울중앙지방법원, 3등은 0.57명의 창원지방법원입니다.

참고로 제주지방법원은 2021년에도 0.71명으로 1등이었습니다. 당시에도 2등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의 0.59명과는 꽤 차이가 나는 수치였습니다.

인구 수 대비 경제범죄로 기소된 사람이 가장 많은 법원은?

그렇다면 인구대비 경제범죄로 가장 많은 사람이 기소된 법원은 어디일까요? 여기서 경제범죄는 형법상의 사기죄, 횡령과 배임의 죄, 절도의 죄 등을 말합니다.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서울중앙지방법원이 1,000명 당 1.7명으로 1등을 차지하였습니다. 2등은 부산지방법원, 3등은 제주지방법원 순이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1년에도 인구 1,000명당 1.93명으로 1.4명인 인천지방법원을 제치고 1등을 차지하였습니다.

인구 수 대비 성범죄자가 가장 많이 기소된 법원은?

여기서 성범죄는 형법상의 강간과 추행의 죄, 성매매 관련 특별법 위반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류위반죄를 말합니다.

2022년 인구 1,000명당 성범죄자가 가장 많이 기소된 법원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었습니다. 2등인 제주지방법원이나 3등인 서울남부지방법원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1등을 차지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1년에도 2등인 서울남부지방법원, 3등인 제주지방법원을 제치고 1등을 차지하였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2023 사법연감을 통해 2022년 형사재판의 통계를 보았습니다. 예상대로인 부분도 있지만 의외의 결과인 부분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2023 사법연감을 통해 발표된 다른 재판 통계에 부분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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